독서실 총무의 근로자성과 최저임금

“독서실 총무”의 경우, 관행적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지정석 등)을 제공한다, 손님이 없을 때는 자기 공부를 할 수 있다, 주어진 업무가 과중한 것이 아니다 등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 이유로 충분할까요? 독서실 총무와는 약간 다르지만, 고시원 총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판결이 있었습니다. 판결요지가 다소 길지만 모두 인용해놓도록 하겠습니다.

【판결요지】

(1) 고소인들의 업무가 근무시간 내내 이어지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공부를 하거나 자신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고시원 총무가 감시,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는 되겠지만, 근로자성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 사유는 되지 못한다.

(2) 피고인은 특별한 시간의 제약이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업무지시를 고소인들에게 하였고, 고소인들은 피고인의 돌발적인 업무지시를 이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감안하면, 고소인들이 특별한 업무가 없어 휴식을 취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은 피고인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게시간이 아니라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고소인들은 피고인에게 최저임금과의 차액 상당임금을 청구할 때에는 자신들이 월 4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하였던 반면, 퇴직금은 월 89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음을 기초로 산정해 청구하여 그 주장이 일관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이 고소인들에게 제공한 방의 경우에도 이것이 시혜적으로 제공한 것인지, 임금의 일부로서 지급한 것인지 그 성격이 객관적으로 뚜렷하지 않다고 볼 여지도 있다(임금은 금품청산이 원칙이지만, 고소인들의 필요에 의하여 임금과 방 사용료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면 그 합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에 원심이 자세한 설시한 분쟁의 경과와 고소인들이 요구한 내용이 변경되어 온 경위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임금채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6. 23.선고, 2017노922 판결]

먼저 독서실 총무를 근로자로 볼 수 있을까요?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두고 있지만, 여기서 하나하나 따져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독서실 총무는 대부분 근로자성이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서실 총무는 정해진 시간 동안 손님 응대, 등록, 청소, 자리 정리, 독서실 분위기 관리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게 됩니다. 독서실 총무가 시간의 정함 없이 마음대로 출근하고,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은 상태로 자유롭게 공부하며, 손님 응대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만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용자가 독서실 총무를 쓰는 이유는 그 시간 동안 사용자가 독서실을 비우더라도 독서실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고, 독서실 총무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독서실 총무는 위 판결요지에 나타난 것과 같이 “최소한” 감시-단속적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쉽게 말하면 경비원들과 유사한 업무형태의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감시-단속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일단 독서실 총무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과거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의 적용에 차별이 있었던 적이 있으나, 지금은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로 달리 정할 수도 있으나, 현재 기준으로는 동일합니다. 독서실 총무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든 동일한 액수의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지정석 비용과 임금의 상계와 관련된 것입니다. 다수의 사용자는 독서실 총무에게 지정석 비용(전액이든 상당액이든)을 빼고 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근로기준법상 전액-통화지급원칙에 어긋납니다. 위 판결요지에는 상계 합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란 애매한 표현이 있는데, 어쨌든 강행규정은 강행규정인 것입니다. 이는 제 독단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문이 남습니다. 만약 지정석 비용이 월 2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전액을 독서실 총무에게 청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요? 적어도 근로시간 동안은 이런저런 일들로 그 지정석을 자유롭게 쓰지도 못하는 것인데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남는 장사가 아닌 것입니다. 하루빨리 위와 같은 관행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독서실 총무의 근로자성과 최저임금”에 대한 답글 6개

  1. 000 2019-03-25 / 12:58 pm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수집한 증거들이 최근 3개월간의 구체적 시간별 업무를 기록한 업무일지와 식사시간에 녹음된 사장님 통화3건 그리고 업무시작일이 명시되어있는 직원명부 등등이 있구요
    지각이나 결근 한번 하지 않고 근무했을 경우
    최저시급을 받을 가능성과 가능할경우 착수금 및 사례금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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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정권 2019-03-25 / 1:26 pm

      혹시 몰라 가명처리를 했습니다. 일단 소송보다는 진정을 고려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된 전화번호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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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 2019-03-28 / 12:40 pm

        안녕하세요 마정권 변호사님 저번에 상담 받았던 내용 중 궁금한 것이 생겨 여쭤보러 왔습니다.
        진정을 넣을시 명의 빌려준다는 부분이 일임하고 저는 조사나 면담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의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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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정권 2019-03-28 / 12:48 pm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사건 대리를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를 제가 대신 받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서 작성 및 제출, 그에 수반된 업무 등을 대리할 수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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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MJ 2020-01-14 / 7:23 pm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제가 일했던 곳은 총 근로시간 9시간 중 구체적인 시간 명시없이 실근로시간을 2시간, 휴게시간을 7시간으로 체크하고 따로 서명하였는데요
      개인업무시간 (공부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본다 라는 내용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가 휴게시간 동안 카운터를 벗어나지못하고 있었더라도 휴게시간으로 산정이 되는걸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증거는 사장님이 지시한 내역 통화녹음과 독서실회원 등록시 작성하는 독서실 단체 SNS 내역, 입출입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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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정권 2020-01-15 / 9:45 am

        안녕하세요. 댓글로 상담은 어렵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원론적인 이야기만 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휴게시간에 사용자의 업무 지시 등 지휘 감독이 있었다면 그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지휘 감독’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신 자료로써 증명할 수 있는지가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는바,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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