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처분에 대한 불복

최근 기사 하나를 읽었다.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54429

헌법재판소에 한 해 2천여 건의 헌법소원사건이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14~28%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이다. 현행 제도에 의하면 검찰항고와 재정신청은 고소인 또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고발인만이 할 수 있다. 결국 ‘고소하지 않은 범죄피해자’의 경우 항고, 재정신청을 거치지 못하고 곧바로 최종적인 절차인 헌법소원에 의해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수밖에 없다.

당시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한 것은 초기 헌법재판소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업무의 범위를 넓히고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이유도 조금은 있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초기 헌재 결정례를 보면, ‘보충성’ 원칙에 예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반대의견도 있어 이러한 형태의 헌법소원을 범죄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임시방편 정도로 생각했던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고소하지 않은 범죄피해자와 고소인을 이렇게까지 달리 취급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고소인은 검찰청, 고등법원, 경우에 따라서는 대법원의 판단(재항고)까지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고소하지 않은 범죄피해자는 헌법재판소의 판단 하나만을 받아볼 수 있을 뿐이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취소하는 것일 뿐, 기소를 강제한다거나 하는 실질적인 형태의 후속 절차를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피해자의 불복절차를 일원화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재정신청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도 큰 의문이다.

http://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22

위 기사에 따르면 재정신청 인용율은 약 1%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고소의 남발로 인한 허수 사건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겠지만, 충분히 기소할 수 있을 만한 사건임에도 묻혀버리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재정신청이 인용되더라도 검사의 기소를 강제할 뿐(과거 ‘공소유지 변호사’의 업무였던 적이 있는데,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를 재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검사의 무죄 구형을 막는 것도 아니고, 판사에게 곧바로 유죄의 심증을 가지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공판을 거쳐 구체적으로 판단해보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기소에 관한 검사의 강력한 권한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법원에서 이렇게까지 소극적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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