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과 결정과 헌법재판

물론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판결’과 ‘결정’을 구별할 줄 안다는 것이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판결과 결정은 다릅니다.

공통점부터 찾아볼까요. 보통 판결과 결정, 명령을 합쳐 “재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명령은 일상생활에서 쓸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결정과 판결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정과 판결은 ‘법원’의 재판입니다. 법원의 판단이라는 것이죠. 참고로 명령은 법관의 재판입니다. 뭐가 다르냐구요. 글쎄요. 역시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넘어가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소송을 건다고 했을 때, 법원에서 받아오려고 하는 것은 판결을 의미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원고와 피고가 변호사를 대동하여 법정에 출석하고 변론하는 것, 모두 판결을 받아내기 위함입니다. 뭐라고 했죠? 원고와 피고, 변론. 그러니까 판결은 원고와 피고라는 대립하는 두 당사자가 변론을 거쳐 받아내는 법원의 재판입니다.

그럼 결정은 무엇인가. 결정은 특성상 신속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당사자가 뚜렷이 대립하는 구조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압류 같은 것입니다. 가압류란 것은 본안소송(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하는)을 하기 전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미리 묶어두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신청이며 반드시 변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반드시 쌍방이 법정에 출석해 변론하도록 한다면, 눈치 빠른 채무자가 가압류 결정이 되기 전에 미리 해당 재산을 숨겨버릴 수도 있겠죠. 이러면 가압류를 신청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결정 역시 법원의 재판이지만 판결보다는 덜 중요한 부수적인 절차적인 것들, 판결 이후의 강제집행사항 등을 다룹니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지 않고 판단하는 것이거나 다 들어본 후(강제집행은 판결이 필요하니까요) 판단하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요약하면, 신문이나 뉴스에 등장할 만큼 중요한 것은 대부분 판결입니다. 그리고 소송절차에 있어 부수적인 것들은 결정입니다. 원고, 피고란 단어가 나오면 판결입니다. 채권자, 채무자란 단어가 나오면 결정입니다. 물론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에서는 어떤 재판을 할까요. 헌법재판에서는 ‘판결’이란 표현을 쓸 일이 없습니다. 모두 ‘결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헌법재판소는 ~라고 판결했다.”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틀린 표현입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흔하게 볼 수 있죠. 일상생활에서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적어도 언론에서 이렇게 쓰면 안 될 텐데요.